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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에서 농산어촌이 승자 되는 길 찾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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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8-25 10:39 조회1,3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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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김현권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탄소중립특별위원장
[한국농정신문 기고_ 김현권 농특위 탄소중립특별위원장]


김현권 농특위 탄소중립특별위원장
독일이 한국과 비슷했다. 기름이 나지 않고 천연가스는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석탄도 채굴 비용이 더 들어가 수입에 의존했다. 어쩔 수 없이 핵발전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1986년 러시아에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터졌다. 나라가 공황상태에 빠졌다. 각성한 시민들이 먼저 움직였다.

먼저 에너지 절약운동을 했고 에너지자립으로 나아갔다. 바람, 햇빛, 농사짓다 나온 유기폐기물, 축분까지 에너지화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독일은 지금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가 넘는다. 일자리도 늘었다.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생기는 일자리의 수가 독일의 대표산업인 자동차산업보다 많다. 에너지 수입대체 효과가 생겼고 그 돈을 해마다 지방에 재투자해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원동력으로 만들었다.

독일의 정책당국자는 ‘도농격차의 해소’를 지향했다고 말한다. 에너지정책만 편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정책을 함께 펼쳤으며 ‘인프라 투자가 먼저’였다고 강조한다.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농촌에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을 이전하고 신설했다고 한다. 독일 농민들도 진보정당을 선호하진 않지만 에너지전환의 가장 큰 이득은 농민들이 봤다고 했다. 경제적으로 최대 승자는 농민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은 독일과 달리 정부정책으로 시작했다. 철저히 위로부터의 에너지전환이다. 속도가 나지 않고 곳곳이 민원이고 암초다.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해도, 올해 세계정상회의의 주제가 모두 ‘기후위기 공동대응’에 모아져도 대한민국의 시계는 여전히 ‘탈원전 논쟁’에 머무르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은 재생에너지 비율이 20%가 넘는다. 하지만 전경련과 같은 단체에서 정부에 재생에너지 비율을 빨리 늘려 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국가다. 압도적 1위이다. 그런 중국이 최근 LG화학이 신규투자를 하자 곧바로 재생에너지 전기 전용선을 깔아줬다 한다. 잘 알다시피 LG화학의 전기배터리 기술은 세계 1위이며 중국의 CATL과 경쟁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에 전기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동시에 RE100(생산활동에 재생에너지를 100% 쓰겠다는 자율적인 선언) 압박도 그만큼 거세게 받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LG화학의 RE100 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다. 전기배터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철강 등 중간재 모두가 다국적기업으로 RE100을 달성한 제품을 납품하라고 요구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아직 5%에 불과하다. OECD 꼴찌 수준이다.

독일, 종합정책으로 도농격차 해소
농식품부, 환경부·산자부 앞에 서야

정부는 지난 4일 탄소중립위원회를 통해 탄소중립에 이르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농민단체들은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과정에 농업계와 소통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농업계를 배제하고 소외시킨 것이라 말한다. ‘농업생산과 유통체계를 어떻게 전환할 것인지, 정의로운 농정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모두 타당한 얘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전히 한발 비켜 있다. 작년 그린뉴딜 정책이 발표될 때 국토부도 빠져 있었다.

하지만 당시 국토부 장관은 ‘저요’ 하고 손들고 그린뉴딜의 현장은 바로 국토라고 강조하고 적극 나섰다. 같은 의미로 재생에너지 생산의 현장은 모두 농산어촌이다. 아직까지 농림부가 ‘저요’하고 손들고 나섰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산자부나 환경부 뒤에 있을 일이 아니다. 가장 먼저 농민들과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에 도달하려면 대략 500GW(기가와트) 정도의 발전설비가 필요하다 한다. 도시건물의 옥상, 도로, 공장의 지붕을 모두 태양광 패널로 덮는다 해도 100GW 정도이다. 나머지 400GW는 어찌할 것인가?

해당 부처가 손 놓고 있는 사이 발 빠른 사업자들이 먼저 밀고 들어온다. 마을마다 갈등의 현장이다. 이대론 대한민국 농민이 ‘최대 승자’가 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농민단체들은 지금 당장 ‘기후위기 대응 농민대표자 회의(가칭)’라도 구성해야 한다. 많은 나라의 농민들이 하는 것처럼 정부와 대화하고 의견서라도 활발히 제출해야 한다.

대전환은 말 그대로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다. 어제 하던 일을 오늘 반복하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하는 것은 위선이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FTA보다 더 큰 태풍이 ‘탄소중립’이다. 곡물자급률 20%를 겨우 넘는 나라에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농산물 유통체계를 정의롭고 합리적으로 바꾸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농업생산에서 발생하는 탄소보다 생산 후에 발생하는 탄소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사회의 농업의 미래상과 삶은 어떤 것일까? 우리도 도농격차를 해소할 지혜를 내야 한다. 인프라 투자를 먼저 이끌어내고 농촌 정주여건의 가장 큰 숙제인 냉난방을 유럽처럼 저탄소 냉난방으로 바꾸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정부 시나리오 어디에도 농촌의 저탄소 냉난방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끝으로 농업생산, 저장, 유통, 가공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계측하고 디지털 정보화해야 한다. 그래야 효율을 높이고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농업으로 미래농업의 문을 여는 길목이 될 수 있다.

시나리오에서 보다 나은 삶과 미래와 꿈을 담는 농정전환의 큰 그림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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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농특위 탄소중립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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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농정신문(http://www.ikp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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