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3일엔 국회의원 선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재보궐 지방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모두 8곳이 대상으로 그 중에 경남 거창군수 선거도 있다. 지난 3월 31일 저녁, 선거에 출마한 세 명의 후보자(박권범·변현성·양동인)가 거창군농업인회관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는 ‘거창군수 후보 초청 농업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후보자들은 농민들 앞에서 자신의 농업·농촌·농민에 대한 철학과 농정공약,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농사일을 마친 농민들도 대거 참석해 진지하게 경청했다. △밥쌀 수입 반대 △농산물최저가격보장조례 제정 검토 △민관 협치 ‘지역농정혁신위원회’ 설립 등에 대한 이행서약도 받아냈다.
공식선거운동 첫날, 후보들을 불러 내 이같은 농업정책토론회가 가능했던 것은 거창군농업회의소의 노력 덕분이다. 거창군농업회의소는 이번 토론회에 앞서 약 20여일간 7번의 분과모임과 4번의 선거정책 소위원회 회의 등을 개최해 농업인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그 중에서 90여개의 제안사항을 추려냈다고 한다.
현재 농업회의소가 설립된 곳은 전국 7개 시·군. 올해 충남도를 비롯 4개 시·군이 출범을 준비 중이다. 2010년 첫 시범사업이 추진된 것을 감안하면, 그 속도가 너무 느리다. ‘농어업회의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지원법률’은 19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전국 규모의 수많은 농민단체들과 품목단체들이 있어도 농민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모두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느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정에 참여하더라도 자문이나 심의에 국한돼 실제 아무런 구속력이 없다는 점도 큰 요인 중 하나다. 농업회의소 법제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농업회의소 법제화를 통해 농민이 정책 결정과 집행과정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농정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