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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각 당의 후보자들이 모두 선출되어서 4월 17일부터 약 20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된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각 당이나 후보자들이 어떤 비전을 우리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지 판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농어민신문에서도 ‘농민대통령’을 선출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사회 각 분야에서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활동이 활발하게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농업과 농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하려고 하기 보다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후보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들의 발언을 통해서 이런 인식들이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후보자들에게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농촌의 기능과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와 함께 농촌의 미래모습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길임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와 함께 변모해 왔던 농촌
우리 농촌의 모습은 우리 국민 생활의 변화와 함께 서서히 변화해 왔다. 대부분 산악지대로 이루어진 우리 국토의 초기 모습은 산지를 농지로 개간하고 주위에 집터를 마련하는 농민들의 농업활동에 의해서 점차 논과 밭을 경관으로 한 농촌지역으로 변모하였다. 여기에 강 하구와 해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간척사업을 통해서 넒은 평야지역이 형성되면서 쌀을 대규모로 경작하는 농촌경관이 조성된 지역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시행하였던 경지정리, 저수지를 비롯한 각종 수리시설 그리고 비닐하우스와 최근의 유리온실 등 현재 우리 농촌의 모습은 모두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과 함께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낙후된 모습은 근대화의 산물
우리 경제의 급격한 성장을 도시화, 산업화 현상으로 종종 이야기 하지만, 그 이면에는 농촌환경자원의 급격한 파괴와 농촌 인구의 감소 및 공동체 해체를 동반하고 있었다. 농촌지역의 다양한 자원이 공업발전을 위한 원료로 저렴하게 이용되었으며 농지도 공장용지와 택지로 손쉽게 전용되었다. 또한 농산물 생산량 증대를 위해서 집약적 농업이 전개되면서 농촌지역의 다양한 생물종과 생태계 그리고 유전적 특성이 훼손되었다. 결국 공업중심의 경제성장에 따라 도시가 확대되면서 농촌의 모습이 사라지거나 농산물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게 되면서 농업에 필요한 소수의 인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농촌을 떠나는 현재와 같은 농촌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도시 자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비싼 주택가격에 따라 나타나는 하우스푸어 및 가계부채 문제, 교통혼잡과 주차문제, 대기오염과 수질오염 및 쓰레기 문제, 일자리 부족과 각종 범죄 그리고 극심한 사회적 갈등 등의 도시문제는 도시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당연히 도시의 확대가 국가발전의 미래모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미래의 터전으로서 농촌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재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와있다. 즉, 농촌의 환경을 보전하고, 농촌 주민들의 공동체를 보전하고, 농촌에 농업 이외의 다양한 경제활동이 창출되도록 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도시 지역과 서로 상생하는 농촌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농촌 보전시켜 국민행복 추구
결국, 현재와 같이 낙후되어 살기 어려운 지역으로, 또는 농업생산을 주업으로 삼고 있는 농민들만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또는 도시적응에 실패한 사람들이 되돌아가는 지역으로 인식되는 농촌이 아니라 쾌적한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이 주민들에 의해서 활발하게 전개되는 성장지역으로서의 농촌을 건설하고자 하는 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의 리더는 국민들을 무조건 자기가 의도한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국가발전에 관해 서로 논의해서 새로운 방향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는 우리나라의 미래발전을 위해서 ‘농촌의 보전을 통한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이라는 새로운 발전방향을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많은 국민들이 여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후보자가 필요하다. 농촌의 발전이 국가발전의 근간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리더의 탄생을 기다린다.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